함께 영원할 수 없음을 슬퍼 말고
잠시라도 함께 있음을 기뻐하고
좋아해 주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
이만큼 좋아해 주는 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타운다고 원망치 말고
애처롭기까지 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나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인연설 - 한용운
그러나 사랑이 사랑만으로
순수하고 순결하지 않아
그 안에 불순물이 가득해
상하고 상처주는 그 모든 것들.
사랑 속에 끼워져 있는 사랑 아닌 것들.
사랑은 상처를 허락한다지만
사랑은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니다.
상처를 허락하기 위해서는 상처보다
나 자신이 더 커야 하니까.
그리하여 공지영 작가가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라는 책에서
나온 이 구절을 인용하고 싶다.
그러나 누군가 의도적으로 너를 아프게 하지 않고 네가 진정,
그 사람이 삶이 아픈 것이 네가 아픈 것만큼 아프다고 느껴질 때,
꼭 나와 함께가 아니어도 좋으니, 그가 진정 행복해지기를 바랄 때,
그때는 사랑을 해야 해.
두 팔을 있는 힘껏 벌리고 사랑한다고 말해야 하고,
네 힘을 다해 그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해.
하지만 명심해야 할 일은 우리는 언제나 열렬히 사랑하기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서둘러 사랑하려고 하기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거야.
세 번 데이트를 하고 나서 그와의 십년 후를 그려 보는 마음은 엄마도 알아.
그러나 그건 그냥 마음인 거야.
왜냐하면 누군가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고 호감을 가지고
그리고 열렬하게 서로를 알고 싶은 그런 기적은,
사람의 일생에서 정말 두세 번도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천천히 그리고 소중하게 다루어야 해.
어린 고양이 다루듯 신중하게 해야 하는 거야.
아무리 고양이지만 어린 고양이에게 큰 생선을 가져다가 먹으라고 할 수는 없잖아.
다만, 그 순간에도 언제나 정직해야 한다는 것은 잊지 마라.
엄마가 말했잖아 진정한 자존심은 자신에게 진실한 거야.
신기하게도 진심을 다한 사람은 상처받지 않아.
후회도 별로 없어.
더 줄 것이 없이 다 주어 버렸기 때문이지.
후회는 언제나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을 속인 사람의 몫이란다.
믿는다고 했지만 기실 마음 한구석으로 끊임없이 짙어졌던 의심의 그림자가
훗날 깊은 상처를 남긴단다.